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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 폭염·폭우 속 괜찮을까?(보도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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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59.♡.109.56)
댓글 0건 조회 1,150회 작성일 23-07-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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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챙기고 용돈도 벌고 당사자 만족도 높아
월 노동시간 정해져 있어 극한 날씨에 근무도
교통지도·쓰레기 줍기 등 야외 활동 특히 우려

20일 무더운 날씨에 양산을 들고 걷고 있는 노인들.20일 무더운 날씨에 양산을 들고 걷고 있는 노인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오다가도 틈틈이 찾아오는 무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는 요즘이다. 이러한 극악의 날씨 속에 노년 계층의 일자리가 쓰레기 줍기, 횡단보도 교통지도와 같은 야외 활동에 다수 배치돼 있어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최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인근, 이날 최고 기온은 34도로 ‘폭염’이다. 찜통같은 더위지만 장용석(68)씨는 모자 하나로 햇빛을 막으며 일하고 있다. 장 씨는 이 주변 건물을 돌아다니며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하는 일을 한다. 더운 날씨 탓에 그나마 시원한 아침부터 나왔지만 어느새 그의 몸에선 땀이 줄줄 흘렀다.

 그가 한 달에 버는 돈은 약 50~60만 원. 노인 일자리 월급으로 광주시에서 20만원 정도를 받고, 돌아다니면서 주운 폐지·재활용 쓰레기 등을 고물상에 팔아 30만 원 정도를 번다. 이날도 그는 오전 동안 여러 건물을 돌아다니며 손수레 한가득 폐지와 재활용 쓰레기를 모았지만 이 정도 폐지로 벌 수 있는 돈은 7000원 정도다.

 장 씨는 “폐지 1kg에 70원 정도 하기 때문에 이만큼 해도 많이 벌지 못한다”며 “나는 돈이 많이 필요해서 하루종일 일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대체로 오전만 근무하고 퇴근한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우울감’ 때문이었다. 아내와 사별하고 자식들은 미국에 보내고 나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 없어진 것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정기적으로 밖에 나가 걸어다니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그의 삶에 활력을 주었다.

 그렇게 8년, 원래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녔지만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 건강이 좋아졌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으면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지경이라, 이젠 인공관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오전·오후를 가리지 않고 일하는 장 씨지만 그에게도 철칙이 있다. 더위의 절정인 2시부터 5시까지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주위에 돈 몇 푼 벌려고 나왔다가 죽은 사람이 많아서 그 시간은 피해서 일하러 나온다. 8년 동안 이 생활을 하면서 식염수나 비타민을 먹는 등 여러 노하우가 생겼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방법은 그 시간엔 일을 안하는 것이다”

 이처럼 노인 일자리 사업은 노년층에게 경제적·사회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최근 이어지는 폭염과 폭우로 바깥에서 일하는 노인들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 유형은 크게 세가지로 나뉘는데, 공공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이다.

 공공형은 노인이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으로 △환경미화 △식당 보조 △스쿨존 교통지도 △지하철 안내 △동네 순찰 등의 업무다.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월 30시간 이상(일 3시간 이내) 근무할 시 27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형태다.

 사회서비스형은 노인의 경력이나 활동역량을 활용해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로 △아동·청소년·가정·장애인 서비스 지원 △노인돌봄도우미 등이 있다. 65세 이상 지원가능하며 월 60시간 이상 근무해 약 70만 원의 인건비를 지급받는다.

25일 오전 북구 신안동 인근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쓰레기를 줍고 있는 노인.25일 오전 북구 신안동 인근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쓰레기를 줍고 있는 노인.

 민간형 일자리는 고숙련, 고학력 노인들을 주 대상으로 소규모 매장 및 전문직종 사업단을 운영하는 것으로 △매장 운영 △제조 및 납품 △아파트 택배 등 다양하다.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1일 최대 8시간 근무할 수 있고 연간 267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민간형과 사회서비스형은 높은 수준의 경력과 숙련도를 요구함에 따라 노인들이 주되게 참여하는 유형이 공공형 일자리다.

 서구 운천동 경로당에서 식당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문춘심(78) 씨는 “일하러 나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이 나이에 다른 분들을 도울 수 있어 하면 할수록 보람을 느낀다”며 “돈을 떠나서 삶에 의욕이 생기고 스스로 건강을 증명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들 대부분이 사회참여 활동으로 인해 높은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발표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의 10년 전후 변화 특성과 시사점’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2022년 노인일자리 실태조사에서 노인일자리 참여 전후 긍정적 변화가 85%를 상회했으며 이는 10년 전인 2012년보다 전반적으로 상승한 수치임을 나타냈다.

 또한 90.7%가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응답하며 노인일자리 사업이 노인들에게 경제적인 수단을 넘어 노년기 삶에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공형 일자리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만족감이 나타나고 있지만 공공형 일자리 대부분이 야외에서 단순 업무를 하는 형태이기에 날씨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서구 한 횡단보도에서 교통지도를 하고 있는 안국선(80) 씨는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일하고 있다. 날이 더워 1시간 일하고 근처 그늘에서 30분 쉬는 식으로 3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 신안동에서 환경 미화를 하고 있는 김 씨는 “월·수·금요일마다 일하러 나오는데 월요일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화요일이지만 나왔다”며 “요즘 비가 너무 자주 와 일정대로 일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근래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며 가장 많은 노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환경미화, 교통안전지킴이 등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유시연 기자 city@gjdream.com

출처 : 광주드림(http://www.gjdream.com/news/articleView.html?idxno=63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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